즐거운 화요일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 토요일에 다녀온,
3번만의 시도 끝에 드디어 다녀온,
공.룡.능.선 이야기를 담아볼까 합니다. :)
우리나라 제 1경으로도 알려진 공룡능선은
이름처럼이나 어마어마한 곳이었어요.
추석 연휴에 가려고 설악산에 갔다가 첫 날은 늦잠으로
둘째날은 컨디션 저조로,
너무 오래 두면 못 갈 것만 같아 지난 주말, 다시 세 번째 시도를 합니다.
"엄마 또 산가..?"
"응....."
옆의 남의 편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합니다.......
등산에 관심없는.. ㅎ 일반인 1인과 살고 있어요.
이번 등산코스는
소공원 - 비선대 - (금강굴)-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계곡 - 비선대 - 소공원
원점 회귀 코스로 진행하였습니다.
총 거리 21.21km
소요시간 휴식포함 12시간 걸렸어요.
오예! 잘 자고 일어났다!!
나름.. 컨디션 가볍고..? 느낌이 왠지 좋습니다.
ㅎㅎ 숙소에서 소공원 입구까지 가는데 사진이 매우 엉망이네요
어두웠어요.. 조명 탓이라 여겨보고..
소공원 탐방안내소에 5백미터 가량 걸어서 도착합니다!
좋규나...
도 잠시..
이럴수가....
지난 연휴 때 새벽 2시에도 모두 열려있던 식당들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모든 식당이 닫혀있지 모에요..
난 여기만 믿고 ㅎ 세상 가벼운 배낭으로 공룡을 간다고 나선건데..
망한건가.... 1차 생각이 듭니다.
"나 오늘도 망한거야..? 밥 먹고 출발해야는데........"
군인이 사랑하는 초코파이와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칼로리 높아봬는 스벅 커피를 일단 입에 콸콸 털어넣어봅니다.
물론 제 몸안의 지방은 충분하지만, 공룡이 워낙 공룡이라 들어 무섭기에...
뭐 열량이 있어야 일단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ㅎ
비선대 까지의 거리는 3키로 정도 되는데요
이런 계곡을 옆에 두고 산책길 처럼 펼쳐집니다. 시작은 좋아요. ㅎ
동이 트이고 있어요.
산신령님 나올것만 같은 구름 낀 설악산이에요.
전 날 흐린 예보에 엄청 걱정하면서 왔는데, 다행히 시작 땐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신이 도왔다고 생각하며.... 걷습니다.
데크길은 사랑이쥬..
여기 까지는 아름다운 길이에요 ㅎ
새벽에 산타는 기분도 매우 좋고요 ㅎ
출발하고 지나 찍은 아침 맑은 계곡입니다.
살로몬 트레일 러닝 조끼 8리터로 진행했어요.
무거운 붉은 여우 가방은 아무래도 저에겐 부담인 것 같아 이번엔 스틱과 등산배낭 대신 트레일러닝 조끼를 택했지요.
저의 브랜뉴 산양이와 함께요 ㅎ
이쁘쥬... ㅎ
이래봐도 멋지고
저래봬도 맑고 아름다운 설악입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비선대에 도착합니다.
시작지점이에요 ^^
비선대에서 마등령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금강굴이 나오는데요
금강굴... 하고 0.2km 로 표시되어 있어요.
200미터라 쉬울거 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큰 오산이었어요.
에이 2키로도 아니고 0.2km 이니 들렀다 가야지!
했는데..
금강굴 가는 길은요...
한참을 오르면.. 철계단이 나오는데요 ㅎ
뜨헉.. 싶었어요.
그래도 풍경은 아직 아름답고
동이 터오는지 하늘이 붉어지는데..
아름답죠 ㅎ
금강산 찾아가자~는 있는데 왜 설악산 찾아가자~ 노래는 없는지.. ㅎ
이런 기똥찬 풍경이 펼쳐지는데 말이에요 ㅎ
일만이천봉 부럽지 않은 설악산 기암절벽이에요 ㅎ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여기 계단 각도에요
정말.. 아래를 보면.... 이게 실화임...? 싶은...
미친 각도가 있었더랬죠 ㅎ
겨울에는 정말 철계단이라 더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
그렇게 금강굴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기도하면 왠지 부처님을 비롯하여
설악산신령님이 소원을 이루어 주실 것만 같아요.
이곳은 실제로 스님이 기도를 올리는 곳이라고 해요.
제가 간 시간에 스님은 안계셨지만, 꿀, 물 같은 생활 집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칩거하시는 듯 하죠..?
아이스 박스 위의 목탁..
금강굴 외부에는 저런 탁자와 테이블이 있어요.
저 저 날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저기에서 어떤 부산에서 오신 분들 사진을 찍어드렸었는데요..
이분들께 큰 빚을 지게 됩니다.. ㅎ
성격급한 단풍잎 들이 하나 둘 보여요.
빨갛게 변해가는 단풍 보이지요?
가을이 되면 또 얼마나 알록달록 예쁜 설악이 되어있을까요..?
아마 초록초록함을 만끽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시즌이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다시 내려와서...
본격적으로 마등령을 타기 시작합니다.
마등령 삼거리까지가 1관문이라고 보시면 되어요. 그렇대요.. 저도 처음 타봤는데 많이 타신 분들이 그랬어요..
비선대-마등령 구간이 무서워서 다들 공룡능선을 무서워하는거라고...
구간이 힘들기는 했어요. 오르막 각도가 심했거든요... 왜 검정구간인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ㅎ
정말.. 수묵화 같지 않나요..?
아름다운 우리강산 설악 입니다 ㅎ
전 날 흐리거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잠시 스치듯 보이는 하늘색에도 감사한 아침입니다.
1킬로 남았대요 마등령 삼거리가..
그런데 아침을 먹는다고 먹었는데도 힘이 쭉.. 빠집니다.
가방에 초코바랑 물밖에 없는데...
아까 사진 찍어 드린 분이 지나가다 저를 보시더니
"아침 먹었어요?"
"아.. 아침 먹으려고 했는데.. 저번에 식당이 열려있더니 닫혀서... 밥은 못먹었어요. 그래도 초코파이 먹고 왔어요."
"이거 한 줄 먹어요. 못 가 못 가.. 나는 탈진 많이 해봐서 알아요. 여기에선 거절하는거 아니에요. 그냥 받아요."
"아?! ;;;;; 아.. 아니에요.. 이 귀한 김밥을 ㅠ "
산에서 식량은 정말 생명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땅에서와 정말 다른 가치거든요..
그리고 다른분의 식량을 받기에 손이 민망했지만.. 정말 감사히 받았어요. 그리고 그 맛은...
ㅠㅠ
눙물의 김밥이었지요..
이렇게 김밥을 먹고 다시 힘을 내어..
다시 걸어봅니다. 이런 멋진 곳도 지나고요
설악에 물든 일빠 단풍들이에요 ㅎ
해발 1129 많이 올라왔쥬 ㅎ
이렇게 한참을 지나 공룡능선을 걷습니다. 이곳은 공룡능선의 막바지... 신선봉이었던거로 기억해요.
제가 마등령 거쳐 1275봉을 거쳐 이곳에 왔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ㅎ
그런데... 이미 깊은 마음 속엔 신선봉이고 머고.. 그만 올라가고 싶은데 방법은 없어요.
이리가던 돌아 내려가던 힘든 길 밖에 없거든요...
공룡능선의 사진은 없어요...
왜냐하면...... 목장갑끼고 철봉이랑 밧줄잡기 정신없었거든요....
전 날 비가 온 탓인지 비브람 메가그립도 어쩔 수 없는 미끄러운 구간들이 종종 있어서 오른쪽 무릎을 공룡에 내어주는.. 가벼운 부상도 입었어요.. 다행히 가방에 무릎보호대가 있어서 일단 도가니를 꽁꽁 묶어주고.. 다시 하산길에 오릅니다.
신이 저를 보우하사 ㅎ
파란 하늘을 보여주셨어요.. 힘은들지만 경치를 즐겨보아요.
날씨걱정은 저의 기우였던 걸까요,
산의 날씨는 예측 불가입니다 ㅎ
살로몬 조끼에 담은 물도 떨어지고... 가방에 넣어온 이온음료도 떨어졌는데...
드디어. 양폭 대피소가 나타납니다!
물 보충을 기대하고 양폭대피소에 들어갔는데!!
세상에!!
마상에!!
세에사아앙에에에!!
물이 품절인거에요!!
뙇;;;
죽을 것 같은데...
국립공원 관리하시는 분께서 며칠 째 헬기가 못 떠서.. 물이 품절되었대요..
그럼.. "저..... 어떻게 해요..? "
"저희는 뭐.. 계곡물을 마시기도 합니다만.."
"아.. 저 지금 계곡물 1리터도 마실 기세지만.. 제가 엊그제 배탈을 앓아서..."
사실 설악산에 오기 이틀 전 저녁을 잘못먹어서 계속 속이 좋지 않았거든요... 산 속에는 화장실도 잘 없기 때문에 전 날도 최대한 부담없이 순두부 식사와 소화제도 먹고 속을 달래었는데...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건.... 못 참겠었어요...
계곡물이라도 먹어야지... 하고 일단 너무 지쳐서 벤치에 누워서 쉬어봅니다...
"이 곳은 어떻게 근무를 하세요? 정말 힘드시겠어요..."
"6일 근무하고 4일 쉽니다."
"아... 그러시군요.. 내려가려면 얼마나 가야해요...?"
"6.5km즘 가야해요"
"아........ 아........................... 아................................ 6.5km..."
산에서 6.5키로는... 레벨이 달라요... 더군다나 저에게 이번 산행은 초행길이었기에 갑자기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떨리는 다리와.. 떨리는 정신줄을 다시 잡아보며 한 숨 돌리고 있는데...
그 때..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분이 제가 딱해 보였는지...
집에서 얼려온 물이라며... 이 귀한 물을 한 병 내어주십니다...
"아... 이건... 괜.." 찮다고 말하고 싶은데 제 입에선.... "저 정말 주셔도 되요?"
정말.. 저 이 날 금강굴에서 시작 된 인연으로 이 분 저 분께 참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가진게..초코바와 초코렛밖에 없어서 그거라도 챙겨 관리사분께 드렸는데요. 극구 거부하시는 걸... 제 작은마음이니 받아달라고 해서 간신히 전해드리고 왔어요..
정말 사람 한 명 살리신 거에요.. ㅎ
9월 17일 양폭대피소에 근무하셨던 국립공원 관리사님 정말 제 은인입니다!
부산에서 오셨던 파란 나이키티셔츠와 피엘라벤 캡 쓰셨던 분도요!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제가 갚지 못할 빚을 지었습니다...
천불동계곡은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이 이어져요.
자연은 신비롭죠..
접근이 가능한 구간들이 종종 있었는데
저도 잠시 얼굴도 씻고 손수건도 물에 적셨어요.
하산길을 걸어봅니다.
걷고 걸어...
거의 다 내려왔어요. 그리고 드.디.어.
출구입니다 :) 반갑고 반가운 출구에요 ㅎ
다시 평지 계곡이 나타났어요.
힘을 내어 걸어내려와
12시간 산행의 끝.. 마지막 하산 길에 이렇게나 맑은 설악산을 보여줍니다 :)
소공원 앞 쪽에 위치한 부처님께
감사인사를 올려봅니다.
많이 안다친 산행에, 그리고 파란하늘과 오늘 받은 모든 도움에 감사인사를 드렸어요.
그리고 너무 허기져서.. 삼계탕 한 그릇을 먹어보았습니다.
세상 가장 맛있는 저녁이었어요 ^^
이 날의 기록을 볼까요 ㅎ
휴식 별도 11시간이니 휴식 포함 12시간으로 보면 될 듯 해요.
21.21킬로 ㅎ 3천 넘는 칼로리 ㅎㅎ
저 밑에 보시면 수분 손실량이 거의 4리터에요
이러니... 목말라 죽을 뻔 했을 수 밖에요..
다음 공룡?! 때는... 물을 더 넉넉히 챙겨봐야겠습니다.
산을 볼 때 산은 참 많은 것을 내어준다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내어주는 이도 산을 타는 이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날 많은 은혜를 받았고,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힘든 산행이었지만, 저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도 배려를 하는 그 분들을 보며 정말 삶의 태도를 다시 배운 하루였습니다.
받은만큼 베풀며 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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