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드밀 30km,
LSD 트레이닝
기본기 습득.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아무리 빨리 예쁘게 틔운 싹이 보고싶다해도
뿌리가 튼튼한 게 먼저다.
보이는 위쪽보다 보이지 않는 아래쪽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 책 모든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중 -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모든 일에 있어 기본기를 습득하는것이다. 마라톤은 같은 동작을 짧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 정도까지 이끌어 내는 운동인데, 마라톤에서 요구되는 몇 가지 능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그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확하게는 그 힘든 지점을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지구력과 호흡, 즉 심장의 능력이다.
초반 왕성한 에너지가 있을 때에는 바른 자세로 잘 달리다가도 그 시간이 지나가면서 몸이 에너지를 고갈 하면 그 때부터 갈등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달릴까, 하아...... "
그 지점을 가능하면 뒤로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뤄내는 것, 더욱 바람직하게는 경기를 마칠 때까지 그런 마음이 들지 않고, 들더라도 약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내는 것, 그 감각을 키워내고 몸이 기억하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 풀마라톤 1달 전부터는 아주 장거리의 LSD 훈련은 하지 않도록 하는데, 사실 3월 동아마라톤 이후로는 30km 이상을 달려본 적이 없어서 시간이 난 김에 나는 30km를 달려보기로 했다. 그것도 트레드밀에서.
532 페이스에 혼자 안정적인 상태에서 달렸더니 심박이 아주 아름다웠다.
127.. 이게 머선일이고.. ㅎ
일요일 새벽 5시 반은 동이 터오고 있었다.
6시엔 환해졌다.
일요일 새벽 400미터 트랙 30바퀴를 돌았다. 함께 또 이렇게 만나서 달린다.
달리는 내가 신나보인다 :)
월요일 아침. 몸이 무거워 10키로 안쪽으로 뛰었다.
기쁨과 행복,
그리고...
트레드밀에서 30km를 달릴 때 한계지점이 느껴지는 구간은 2시간 언저리였다. 20km를 넘기기 시작했을 때, 다리가 아려왔고 자꾸 멈추고 싶었으며, 계속 목이 마른 것 같았다. 에너지젤이 주는 도움도 점점 주기가 짧아져갔다.
함께 달릴 때 훈련이 쉬운 느낌이 들지만, 가끔은 혼자 달릴 때 편안하기도 하다. 누구의 시선에 머물지도 않고 내 몸의 상태만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것, 내 한계지점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배움이자 수확이다. 단체 훈련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과한 날엔 부상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능력보다 애써 더 잘해내려고 할 수록 힘들고 어려운 지점에서 나의 약한 부분을 건드린다. 그것은 때로 부상으로 드러나기도, 힘들어서 짜증으로 드러나기도, 한편 슬픔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전혀 그럴 필요 없지만 나도 모르게 드는 감정이 '자책'일 때도 있다. 그래서 그것을 경계하는 것은 나에게는 또다른 훈련이기도 하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바르게 인식하는것, 나를 향하는 미움을 키우지 않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지 에너지를 살피고, 나의 상태에 따라 균형을 조정하는 것.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건 나라는 확신이 있기에 마음을 잘 살피는 일 또한 중요함을 느낀다.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달리기와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내기도 하고..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취미와 가치관을 갖고 같은 지점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확신했을 때, 우연이었지만 우연이 아니기도 한 것 같았다. 기쁘고 행복하다.
30km를 다 달리고 나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뜨겁고 습하기만했던 폭염도 한 풀 꺾여가고 있었고, 아이의 알러지와 비염이 환절기임을 여실히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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