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위정(爲政)"
공자는 말했다.
"(사람을 알고 싶을 경우) 먼저 그 사람이 행하는 바를 잘 보고,
이어 그렇게 하는 까닭이나 이유를 잘 살피며,
그 사람이 편안해 하는 것을 꼼꼼히 들여다본다면
사람들이 어찌 그 자신을 숨기겠는가?
사람들이 어찌 그 자신을 숨기겠는가?"
공자는 말했다.
"옛 것을 배워 익히고
그리하여 새 것을 알아내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책의 좋은문장 발췌]
즐거워 한다는 것은 억지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즐거워하는 것을 뜻한다. 오히려 편안해 하는 것 혹은 자연스러운 모습에 가까운 듯 하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심화하면서 사람됨을 살필 경우 과연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길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 것이 바로 '인언수재'인데 이를 두 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결국 사람을 보는 법을 제대로만 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타인의 사람됨을 빈틈없이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고이지신'은 '판현으로는 옛 것을 익히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것을 배운다'고 볼 수도 있고, '옛 것을 깊이 파고들어가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이치를 찾아내어 배운다'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능가하는 자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군자의 자기수양을 위한 첫걸음은 역시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시습'일 수 밖에 없다. 대학에 나오는 일신우일신과도 같은 뜻이다.
시습은 답습이 아니라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훈련과 준비이다. 그러고 나면 나아가게 된다.
[내 생각정리]
이 장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나의 어머니. 엄마가 떠올랐다.
1950년대 생인 우리 엄마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여전히 활력이 넘친다. 파이팅넘치게 아부지와 싸우기도 하고, 친구들과 가는 여행을 좋아하며, 젊은 날엔 쉬어본 적 없는 워킹맘이셨다. 아들 셋 딸 셋인 당시로선 매우 평범한 대가정?!에서 자랐고, 시대적 배경 상 아들이 우위를 갖는..? 그런 시대에 사셨다. 그래서 삼촌들이 공부를 엄마보다 못했어도 엄마는 일찍부터 돈을 버셨고 삼촌들을 뒷바라지 했다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우리 엄마는 외아들에 홀어머니, 플러스 5명의 시누가 있는 시댁에 결혼을 했다. 나는 엄마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미쳤어...그런 결정을 하다니.. 아무리 사랑에 눈이 멀어도 그건 미친짓이야!" 아니나 다를까 시댁 살이는 매서웠다고 한다. 도시에서 자란 엄마와 시골에서 자란 아부지와의 간극은 나름 컸는데, 그걸 적응하기가 어디 쉬웠을까.. 짐이 많아 택시를 탈 때면, 시골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았던 일.. 홀어머니와 시누 5명의 식사를 책임지셔야 했던 일... 그 시누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에도 주방 토박이는 맏며느리이자 홀며느리의 역할이었던 일.. 아마 몇 날 며칠을 밤새워 이야기 할 수 있을만큼 엄마에게는 한이 맺힌 것도 많은 듯 싶다. 내가 태어난 80년대에도 그 문화는 여전히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만 해도 아들선호사상이 깊었던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할머니는 "에고... 고추하나 달고나오지.."라고 하며 내가 태어난 날 산부인과에도 오지 않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의엄마는 나를 키울 때 아껴키우셨다. 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오빠에게 해주면, 내게도 해주고, 자신이 자랄 때 겪었던 아들선호사상이 너무 싫었던 나머지, 내게 그 것을 느끼지 않게 해주려 노력하셨던 듯 하다. 그리고 지금 며느리에게도 "시댁에 안와도 되니 너의 친정에 가라"라고 하시며 본인의 자유를 선호하신다.
그리고 학창시절 때의 일이다. 친구들이 엄마한테 거짓말을 해서 학습지 살 돈을 받아 놀러가는 경우가 종종은 아니고 아주 가..끔?! ㅎ 있었는데 우리엄마는 내게 항상 "놀러간다고 얘기해. 그래도 용돈 줄거야." 그래서 나는 항상 엄마에게만은 솔직했다. 놀러가면 놀러간다고 이야기했고, 엄마는 정말 그 시간을 인정해주셨다. 대신 조심해야할 것을 알려주는 편이었지 하고싶은 것을 못하게 하는 분은 아니셨다. 자유방임이 맞았던 나에게 이런 엄마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엄마가 당했던 게 싫어서, 우리엄마는 내게 그것을 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통 무서운 시어머니를 만났던 며느리나, 무서운 선임을 만나 일을 잘못 배운 사람들이 그 자리에 갔을 때 더 못되 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깨어있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답습하는 것이다.
바르게 사는 삶에 대해 늘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 때, 내가 살고 싶은 모양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새로운 것으로 나아갈 때에는 현재 존재하는 세계를 깨어야만 한다. 병아리가 알을 깨어야 바깥의 세상을 알 수 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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