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온도와 적정한 거리
추운 날은 공기가 차서 손끝이 시리고, 그래서 난방을 하면 더워서 얇은 옷을 찾게 된다. 적당한 온도의 방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을 맨발 하나 즘 내놓은 상태로 잠드는 것. 그것이 요즘 나의 행복이기도 하다. 써놓고 보니 참 별 것 없다.
너무 뜨거워 온몸이 아플지경인 물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온기는 있지만 시원한 듯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낫다는 것에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차가워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찬 물이라면 답은 어떻게 될까.
'알 수 없는 미래'와 동반되는 단어는 '불안'이다. 마치 세트처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그 불확실성에 집중하다보면 어떤 큰 에너지가 압도해오는 것만같다.
상자밖으로 나온 날들
상자 안으로 들어감으로 인해 바뀌었던 모든 것들이 상자 밖으로 나오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쉬는 날은 쉬는 날로, 그 심심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제 알기 때문이다. 다시는 갖을 수 없을것만 같던 마음의 '자유함'은 그렇게 심심하지만 평온의 날들로 점점 채워져갈 것이다. 건강할 때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듯, 심심함은 내가 깊이 추구하는 가치 중에 하나였다. 그것을 잃기까지 그것이 소중한 줄 몰랐다. 내가 잃은 것은 그렇게 무색무취의 '마음' 이었나 보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일이 문득 문득 떠오를 때면, 이를 꽉 물고 숨을 쉬어본다. 숨이 깊이 쉬어진다는 것도 나를 안도하게 해주는 행위 중 하나이다. 어떤 불안이 내 마음을 잠식하려 할 때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한 껏 달려내기도 한다.
그런 나를 어찌하지 못해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무언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기에 더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음에 다행스럽다.
'숨'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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