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대회 출전, 첫 마라톤... 그리고...
이번 청주 무심천 대회는 정말... 처음 부터 끝까지... 기적의 달리기로 남을 것 같아요.
마라톤을 처음 뛴 저는... 다음날 풀코스 근육통이 찾아왔어요... 대청봉을 처음 갈 때에도, 공룡능선을 처음 탔을 때에도 다음날 우리우리한 기분 좋은..?! 근육통이 있었는데요,
공룡능선 12시간에 비하면 이건 길어야 5시간이면 끝난다!! 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풀마라톤은 쉽게 볼 영역이 아니었어요. '즐겁게 달리자'가 모토인 저에게는 ... 정말 중간에 그만 두고 싶고 힘든 구간이 있었지만 어찌되었던 끝은 봐야 하니 최대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려고 노력했었거든요..
일요일 대회를 마치고.. 월요일 퇴근을 하고 아이들과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카톡이 옵니다...
"혜진씨, 축하해... 연대 2등이래. 입상했어!! "
"네...???? 엥... 저 4시간도 넘어서 들어왔는데.. 뭔가 잘못되었겠죠.. 그럴리가..."
처음에 정말 장난인 줄 알았어요. ㅎ
제가 마라톤 용어도 잘 모르고, 이제 달린지 2년차인 달림이 이기 때문에 놀리는구나... 싶어서 ㅎㅎ 에이.....
했는데...
세. 상. 에.
부끄럽지만... 그래도 조금만 자랑할게요!
말도.... 안되는..... 일이 ...
진짜... 였어요 ㅠㅠ
연대별 입상이 뭔지도 몰랐는데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30대 / 40대 / 50 대 / 이렇게 나누더라고요.. 20대-70대 까지는 여자는 연대별 1-3위 까지 입상을, 남자는 연대별 1-5까지 입상을 해주네요.
시상이라는 건 사실 상상도 못하고,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네요!
저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어요. 상장과 마라톤 매니아 티켓이 주어진다고 해요. 올해 안에 동마 말고 다른 대회도 몇 번 더 나가보고 싶어지네요!
제가 즐겨보는 유튭 마라톤TV 아저씨가 있는데요, 그 분이 그러셨어요.
"대회는 가장 훌륭한 훈련방식입니다.훈련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대회 자주 나가십시오!"
자주 나가면 대회도 조금씩 편안하게 느껴지는 날이 오겠지요?
출발 전 맨 앞줄 4번째가 저 입니다. 웃으며 화이팅 하고 있네요 ㅎㅎ 힘들어 죽을뻔 ... 한 기억으로 남았는데 그래도 시작 사진도 마지막 사진도 웃고있는 제 모습을 보니 저는 달리기가 좋은가봐요.
저도... 언젠가 저희 아이와 짧은 거리라도 함께 대회를 뛰어보고 싶어요.. 배번표를 부착해주는 엄마와 아이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ㅠㅠ 부러운 장면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제가 운동을 좋아하니.. 제 앞에서 운동을 하곤 하는데요, 버피도 보여주고요 ㅎ 달리기도 짧은 거리지만 연습하고 있어요.. ㅎ
집에 왔을 때 저희 아이가...
"엄마, 엄마 마라톤 잘 했어요? 몇 등했어요?"
"엄마는 등수에 들려고 뛰는게 아니야... 마라톤은 천천히 뛰더라도 끝까지 뛰려고 하는 경기야."
라고 했었는데, 수줍지만 저... 이제 대답할 수 있게 되었어요.
"꿀벌아, 엄마 2등했어!" (30대 여자들 중 이지만... ㅎㅎㅎ)
기대못했던 일이 일어나서 그런지 ㅎ 어제 밤 자기 전까지, 오늘 눈뜨는 순간도 행복하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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