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앞으로 다가와버렸다.
쉬이 가려는 겨울이 아쉽기라도 한 듯, 주말 새벽 공기는 아주 아주 차가웠다. 토요일은 둘째아이의 유치원 입학식이 있어 새벽 일찍 체육관에서 운동을 마쳤다.
가민이 내게 정해준 훈련일정으로..
토요일의 가민 추천은 리커버리 런이었다. 심박을 높이지 않고, 135 미만에서 37분 주였나...
달리다 보니 몸이 풀리고 컨디션이 좋길래 15km 정도 뛰었다. 그렇게 토요일을 보내고..
다음 날 날씨를 체크해본다
일요일 새벽마다 함께하는 러닝팀의 정기훈련이 있는데, 밖을 나서니 바람이 차다.
유난히 손발이 찬 나는 울양말과 장갑 두 개를 겹쳐서 끼고 조끼도 입고... 두툼한 패딩을 뒤집어 쓰고 훈련장소로 향했다.
영하 7도 ㅎ
내가 사는 곳에서 훈련장소를 가면 주변에 휑해서 그런가 보통 2-3도 더 낮은 걸 감안하면 훈련 기온은 영하 9-10도 즘 되겠다.. 싶은 생각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시간이 다가와 몸풀기로 시작할 즘 패딩을 벗었더니...
'아.......춥다...'
영하 13도였을때 러닝화에 테이핑을 하지 않고 뛰었다가.... 나의 발톱 두 개가 죽었다.. 지금도 아직 회복이 안된 상태이고.. 한 번 빠진 발톱은 약해진상태라 두 번 빠지고 다시 자라는 중이다...
거기다.. 그 날의 훈련 일정은 대회 페이스보다 5초 느린 거라는데 나에겐 부담스러운 500 or under 였다.
'음... 자신이 없네? ㅎㅎ 시작전부터 자신이 없.. ㅋ '
멈출 수 있을 때 멈추는 용기
시작은 했다. 동 트는 시간이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새벽 6시는 아직 밤이다. 밤이었다.....
이 캄캄한 밤에 그래도 30명 넘는 팀사람들이 모여 뜨거운 호흡을 뱉으며 함께 달린다.
참 멋진 분들이다. 자주 오고싶은 마음과는 달리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도 있고, 내가 사는 곳에서는 마음먹고 와야 하기에 이 모임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이 분들의 건강한 에너지가 참 좋다. 밝고 유머도 있고, 배울 점이 참 많다.
"지난 번 풀 뛰고 괜찮았어?"
"아.. 아니요 ㅎ 3일은 정말 폼롤러만 한 것 같아요. "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풀어줘야해.. 푸는 게 더 중요해. 회복을 잘하지 않으면 부상위험이 높아져.."
"네, 감사합니다! "
참 따뜻한 분들이다.
8km 를 달린 기록이 바로... 저 새벽의 기록이다.
몸풀기 조깅부터 530 페이스로 시작한 그들은... 아주 평화로웠지만, 나의 호흡은 처음부터 바빴다... 나는 처음 몸풀기는 600-630 정도가 편안한데.. 아님 최대 7분..?
몸풀기 이후 5km 정도 되는 거리를 4바퀴 돌고 1km는 짧게 돈다는게 저 계획의 전부였지만 한바퀴 돌 즘.. 나는 깨달았다..
'따뜻한 목욕탕 가서 몸 담그고 싶다...'
그 길로 나는... 조용히 빠져나와 목욕탕으로 향했다.
비록 8km 만 뛰었지만, 정신이 호닥 들었고, 더 뛰면... 너어어어무 힘들 것 같았... (핑계...)
눈동자도 얼어서 앞이 잘 안보이는 느낌..? 암튼 춥디 추웠..다. ㅎ
그렇게 목욕탕에 가서 몸에 따뜻한 기운을 채우니 살 것 같다. 몸도 가볍고 기분도 너무 좋았다.
집에 가서 아침을 가볍게 먹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가민이 추천한 운동은... 한.계.치... ㅎ 다시 심박을 높여보라는 가민의 오더와 함께...
못 채운 훈련량을 조금이라도 메이크업 하기 위해...
운동을 했다.
뛰었다.
역시... 달려졌다.
컨디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나니 스피드도 페이스도 좋았고 호흡도 할 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춥지 않았기에...
내가 약한 부분을 발견해 간다. 나는 추위에 아주 약하다.. 몸을 감싼다고 감싸보아도... 추위에 약한 몸을 어찌할 수가 없다. 차라리... 여름이 좋다. 여름은 여름대로 습해서 달리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일단 몸이 움츠러 들면 달리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천천히 적응은 하겠지...
일요일 훈련을 마치고 보니 ㅎ 거의 두 달 만에 나의 VO2Max가 +1 되었다.
이제 50.
Vo2max 값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다고 하지만, 심박을 높이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상승된다고 한다. 물론 멈추면 저 값도 내려간다. 하지만 Vo2max 가 높다는 것이 꼭 달리기를 빨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마라톤의 경우는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은 아주 다른 이야기이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심박과 케이던스를 찾아내는 것, 힘든 지점을 알아내는 것이 그보다 중요하다.
어제 달리기 선배가 알려주신 팁을 까먹기 전에 써본다.
25km지점이 넘어 너무 힘들어서 걷뛰를 반복했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러지 말고 아예 2-3분 멈춰서 스트레칭과 쉬어가며 걷지말고 달려보라고 하셨다.
경기경험이 적은 나는 아직 어떤 방법이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선배들의 말은 귀담아 듣는다. 그 분들은 이미 그것들을 경험하셨고,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내신 분들이니... 나도 그 과정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이 나에게 정답이 아닐수는 있지만, 적어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하나하나씩 실천해 보며 내 방법을 찾을 거라고 믿기에...
앞자리가 바뀌니 기분이 참 좋다. 몸의 기능이 높아지고, 달리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예전에는 몸무게의 앞자리가 바뀌는 것에 예민했다면, 지금은 무엇보다 기능에 집중하게 된다. 어느정도 몸무게가 빠지고 나서는 한참 같은 몸무게가 지속되고 있었는데 풀마라톤을 한 번 뛰고났더니 2kg 이 빠졌다. ㅎ 나의 몸에 충격은 충격이었나보다... 그리고 엉덩이 근육이 모자람을 느끼고 있다.. 살로 가득했던 나의 엉덩이에 쿠션감이 사라지고 뾰족해진... 느낌이 들어 영 불편할 때가 많다. 살 대신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신경써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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