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마라톤 D-1
Breakfast Run
대회 하루 전인 토요일 오전, 샤를로텐성 광장 앞에 모여 베를린 마라톤의 공식 일정 중의 하나인 Breakfast Run을 했습니다. 베를린 마라톤은 베를린 시민 모두의 축제였고, 제가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분위기와 사뭇 다른 마라톤을 진정 축제로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감명깊었는데요,
희망자들이 참석하는 행사인데, 아마 이 날 독일에 있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오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음 날 대회에서 보니 물론 그 몇 배의 사람들이 있었지만요. 베를린의 9월 말 날씨는 정말 달리기에 완벽한 날이었습니다. 적당히 선선한 공기와 습도 없는 유럽의 가을날씨.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아침이었습니다.
9시가 시작이라 아침에 눈을뜨고 호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은 뒤 숙소를 나섰습니다.
길 위에 샤를로텐부르크 성으로 향하는 참가자들이 많이 보여서 구글지도 없이도 쉽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30분 전 즘 도착 한 거 같아요, 이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이 붐비지 않아 베를린마라톤의 마스코트와 사진을 남길 수 있었어요.
아직 아침시간이라 블랭킷을 두르거나 후드티, 바람막이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저도 긴팔, 긴레깅스를 입고 달렸습니다.
다양한 코스프레를 하고 나온 참가자들, 얼굴에 들뜬 표정과 설렘을 감추지 못합니다. 모두 즐겁게 웃고 떠들며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무대 앞에서는 진행자와 DJ가 신나는 음악과 참가국들을 하나씩 불러주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출발시간이 다가오고 그렇게 성 앞 광장은 사람으로 가득 찼는데요, 저 넓은 공간이 차고 넘치게 사람들로 채워졌고 밝은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저의 손목 스트랩 wrist band 입니다.
3-2-1
그렇게 경찰 오토바이와 앞에 대표단이 깃발을 들어 리드하면서 브렉퍼스트 런이 시작됩니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는데.. 그렇게 혼자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국내 마스터즈 이병도 선수를 길위에서 마주치는 우연
혼자 달리고 있는데... 한국분들이 보이는거에요. 이 분..... 여러분들은 잘 아실거에요..
저는 사실.. ㅋ 못알아봤어요.
"어?! 한국에서 오셨어요?"
"네네 안녕하세요! 혼자오셨나봐요"
"네, 어쩌다 보니... "
"베를린은 처음이세요?"
"네..언제 오셨어요? 저는 어제 왔는데 초게님도 보았어요"
"와.. 정말 좋았겠어요.. 여기 저는 두 번째인데 주로가 아주 좋아요. 내일 잘 달리실 거에요."
"고맙습니다! 잘 달리시나봐요?"
"아.. 저요? 저는 아.. 그냥 달려요!"
그러다 블라블라.. 친구네.. 하며 반갑다고 하다가... 사진도 찍고... ㅎ 그냥 달린다던 저 분.. 이병도 선수였던 거죠! 아하하하...... 잘달리니라고물었던.... 제 똥 눈을 어쩌면 좋아요... ㅎ
미소가 참 예뻤던 이병도 선수 부부 입니다 :)
예전에 제가 시청하는 유튭 채널 중 '마라톤TV'가 있는데, 그 분과 이병도 선수가 인터뷰 한 영상을 본 적 있어요.
그 때 저 분이 했던 이야기 중에 "저는 별다른 훈련은 하지 않고, 매일 아침 10km, 저녁 10km를 달립니다" 라는 말이 생각나요. 특별한 훈련 없이도 생각해보니 월 마일리지가 600km 였던 거죠. 이 분의 어머니도 달리는 분이라 하니 저 또한 영감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달리다가 저도 모르게 페이스가 좀 당겨졌었나봐요, 브렉퍼스트런 앞 리드 그룹을 보게 되고요.
이 날 모두가 630-700 페이스로 천천히 달렸는데요,
그렇게 달려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진입하면서 이 날 아침의 달리기는 마치게 되지요,
대회 주최측에서 준비해준 브렉퍼스트는 크로와상과 독일의 유명한 프레첼, 사과, 바나나, 배 등의 과일, 물, 주스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간단한 아침을 먹고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데요,
구름마저도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예뻤던 날이에요.
베를린 마라톤 주최측에서는 대회가 진행되는 기간 (3일, 9/22-24)간 참가자들에게 베를린 대중교통 이용권을 제공해주었는데요, 하루에 10유로 정도 하는 이 티켓을 제공해 주었던 덕에 편히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 모두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는데, 이 날 지하철 안의 풍경입니다.
서울대회 때에는 짜장면을 먹었었는데, 이 날은 나름 찾아서 먹는다고 먹은 까르보나라에요.
구글리뷰 보고 숙소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을 찾아갔었는데 맛은 그렇다치고 이 곳 레스토랑 주인이 좀 별로였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갈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유럽에서 무례한 현지 사장님을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베를린에서 가장 안좋았던 식당기억으로 남은 곳입니다.
베를린 마라톤 하루 전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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