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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동 Workout Journey/등산 Mt. Hiking

815 지리산 산행 20km (성삼재-노고단-삼도봉-화개재-뱀사골)

by 제니TV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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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지리산 산행기
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삼도봉 - 화개재 - 뱀사골 (약 20km)
소요시간 : 쉬는시간 포함 약 9시간 (3am - 12pm) 

815 광복절, 모두 즐거운 휴일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에 SRT분들과 지리산에 다녀왔는데요, 밤 11시에 출발해서 새벽부터 등산하는 무박2일 코스였어요. 제가 그동안 해 본 등산은 그래도 자고 일어나 새벽 4-5시에 출발하는 일정이 대부분이었는데, 까만밤 무수면상태에서 출발해보는 첫 경험이었지요. 

처음 세환선배가 글을 올렸을 때, 사실 제가 저요! 하고 저도 모르게 댓글을 달았어요. 용.감.하.게. ㅎ (나중에 알았어요.. 왜 댓글이 달리지 않았는지... 대부분의 신입들이 겪는... 코스라고 들었습니다만... 함부로 가면 안되는 길이었다는걸요...)

대환영이라고 해주신 선배님과.. 걱정스런 눈빛으로 몇 몇 분들이 제게 물으셨어요..

"거기.. 그 분말고 누구 가? 괜찮겠어?"

아무것도 몰랐던 마냥 지리산이라는 말에 설렜던 저는... "네...?" 아하하....  그래서 조용히... 저는 손을 내립니다... 근데 주비언니가 용기를 주면서 함께 가보자고 했어요. 팔랑귀인 저는.. 또.. 아.. 그럼 다시? ㅎ 물론 주비언니도 산다람쥐인 걸 알고 있었지만.. 언니는 왠지... 저를 버리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ㅎㅎ  

그렇게 멤버들이 모여지고... 새벽 3시, 등산을 시작합니다. (물놀이 코스라고 하셨지만, 그건 SRT 기준이에요! 일반인인 저에게는... 물놀이등산코스였다구요..아시죠... 딸기우유와 딸기맛우유의 차이랄까...)  

지리산의 까만밤, 반짝반짝 쏟아질듯한 별들, 세환선배는 어쩜사진을 이리 잘 찍으실까요.
물놀이코스의 등산의 서막
230815지리산

7시간을 예상하신다 했던 코스는.. 물론 저희가 예상 속도보다 느렸고, 계곡에 퐁당퐁당 쉬엄쉬엄 가느라 총 9시간이 넘게 걸렸는데요, 그래도 12시 반에 내려왔다니!! ㅎ 시간의 기적 같았달까요. 아마도.. 새벽 출발산행의 매력은 이게 아닐까 싶어요. 잠 못주무시고 운전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230815지리산산행기록

지리산은 예전에 중산리에서 천왕봉 코스를 다녀온 적이 있고, 가볍게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어제의 지리산은 저에게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지리산이 웅장하고 큰 산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준 날이었다고 해야할 듯해요. 사실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코스는 산 뷰 뿐이라.. 물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는데요, 며칠 전 많이 내렸던 비 때문인지 산에 물이 정말 많았어요. 노고단만 갔을 때에도 아침에 산책겸 갈 수 있는 쉬운 길이었어서 경치 보며 갔었는데, 이 날은 새벽 4시 반 쯤에 노고단 경계 앞에 도착을 했어요. 새벽 5시 노고단이 개방되기 전에 도착했으니.. 주변 경치는 볼 수 없었지요. 

새벽4시 30분 노고단

노고단에 도착하니 새벽 4시 30분 정도였어요. 이 때 B코스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인하셨던.. 용민선배는... 처음엔 느린 페이스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이내.. 곧... ㅎ

"아니 뭐여, 이렇게들 느려?" 라고 하시길래.. "반야봉 가서 일출사진 찍어주세요!" 라고 부탁을 드렸고, 그렇게 홀로 반야봉으로 슉슉 가셨어요. 가셔서 주비언니와 재회를 하게 됩니다. 

세환선배가 이 코스는 물놀이코스야.. 거저야...라고 하셨지만 90%의 의심이 들긴 했지요. 저 분께는 물놀이 코스일 수 있지만 제게는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우리나라만세, 용민선배 만세 ㅎ

용민선배는.. 이 날 곰탕뷰라... 일출사진은 얻지 못하셨지만, 이런 멋진 사진을 얻으셨어요! 태극기도 준비해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앞 그룹에서 찍는 사진을 보고 센스있게 사진을 남기셨더라고요! ㅎ 

승란언니와 돼지령인가..에서
운해가득 지리산
230815지리산 야생화
230815지리산 야생화
230815지리산 야생화

요즘은 산의 들꽃들.. 야생화가 참 예뻐보여요. 

삼도봉에서

이렇게 남은 4명이서 삼도봉에서 발 사진을 남겼습니다. 

삼도봉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마주하는 경계에 있는봉이라 삼도봉이라 한다고 해요. 

삼도봉에서 승란언니가 준비해주신 간식도 먹고 밥도 먹으면서 휴식을 좀 취했어요. 와.. 정말 그 간식키트는.. 생명키트였어요. 덕분에 살아 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놀이맛 산행

그렇게 삼도봉을 찍고 하산?!을 하는데요, 하산길에 갑자기 천식선배님이 옆에 나타나셨어요. 진짜 깜놀!! 그러다 주비언니, 용민오빠,  준희언니 모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ㅎ

내려오는 길에 계곡이 너무 너무 아름다운거에요! 

처음엔.. 용민선배가 신발벗고 발 담가 보라고 정말 시원하다고 하는 말에도.. 그 조차도 힘들어서.. 아니에요... 내려가서 슬리퍼 갈아신고 담글게요.. 하다가..  시원하다고 그러시길래... 신발 벗고 발만 담그다가... 두번째 계곡 세번쨰 계곡에선.. 결국 에라.. 모르겠다 하고 ㅋ 몸까지 퐁당 담가버렸네요.

솔직히 힘이 안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선배님들 덕분에 정말 많이 웃고 즐길 수 있었어요. 

 

무릎을살리도..

마치 기도하는 자처럼... ㅎ 무릎 열 식히고 계시는..... 가부키님,

전 날도, 그 전 날도 잠을 못주무신 탓에... 물에 빠지고 나서 좀비모드를 탈출하심... 

간식봉투로 샤워기만들기

보기만 해도 시원하지요? 

다같이 계곡물에 퐁당

이렇게 한참.. 놀다가 다시 옷을 입고 출발.. 

아니 그런데 뱀사골 왜이렇게 긴 거에요. 

5km 남은지점부터 내리막에도 불구하고... 거리가 줄지 않아요. 가도가도..... 3km 가 남았대요... 

길고길었던 뱀사골

 

얼굴근육 아프게 웃고, 물에 빠지고 놀다가 길고 긴.. 뱀사골을 내려와 마.침.내 진짜 밥을 먹었어요. 

식당사장님이 수박맛수박을... 주셨어요. 보여지는 것보다는 맛있었던 수박맛수박 ㅎㅎ 

이 때 마신 맥주는 저에게는 신의 물방울이었고요.  

산행후 식사

 

전사의 후예들

밥먹고 전고문님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계곡에서 돗자리 깔고 누운지 3초만에 잠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눈 뜨고 보니 3시인데 전고문님이 아직 안오셨어요. 전사의 후예들 처럼,,, (실상은 지리산 거지몰골)이 되어... 엉덩이만 붙이면 눈을 감았다 뜨는 버퍼,,가 계속 되었고.. ㅎ   

돗자리에 누워서 하늘 예쁘다.. 하던 3초 안..

이 하늘 보다가 누가 업어갔어도 모르게 잠들어버렸어요. 낮잠자고 일어나 멍... 하게 있다가 힘들다고 얘기하면서 또 산얘기하는 분들과 세환선배님이 도착하셨고 모두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어요!  

무박2일의 길목

마지막은 용민선배의 작품사진으로 마무리 할게요. ㅎㅎ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의 아름다운 사진 감사해요! 정말 저에게는 무박2일은 미지의 세계였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진짜 '실력'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초반에 달리고 싶은 마음을 잘 조절하는 것, 달릴 수 있는 힘이 있더라도 자신의 페이스와 컨디션에 따라 체력을 잘 안배하는 능력, 장거리 레이스에서 가장 필요한 인내일 수 있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세환선배님과 운전에 애써주시고 함께 등산 쪼랩인 저를 배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웠습니다. 

 


후기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낀 점)
1. 지리산은 아름답다.
2. 함께하면 힘들어도 아름답다. 
3. 전고문님이 가자고 할 때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4.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근육을 키워준다. 
5.기억은 미화된다. (어제 다들 죽겠다고... 하고 오늘아름다웠다고 이야기 하는 그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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