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
기록한대로 나는 되어있다. 화가 날 때에도 때로는 평온할 때에도 글쓰기를 하곤했다. 글을 쓰고 나면 감정이 글에 묻어나 어느정도 객관화 되어 볼 수 있기도 했고, 내가 성장하고자 하는 바람대로 그 때가 늦을지언정 나는 그대로 되어있었다.
나로서의 나와, 엄마로서의 나, 아내, 딸, 회사원 등등으로서의 내가 균형을 잃었을 때 나는 나로서의 나를 가장 먼저 갈망했다. 내가 나로서 행복한 것들은 무엇인지, 어떤 때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행복이라는 것은 적어도 싫은 것을 하지 않을 때 찾아왔다. 더불어 좋아하는 것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나를 둘러싼 모든 굴레를 벗어던지고 그저 나 자체로 좋은 것을 찾기까지 헤매온 시간들은 터널 같았다. 그럼에도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알았을까, 내가 어떤 때에 행복하다는 것을 -
함께하는 삶에서 때로는 불편한 것들을 견뎌내는 힘이 필요한데 예민한 부분에 부딪힐때면 유연한 사고가 되지 않는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정말 애를 써서 좋은 직업, 좋은 가족, 좋은 집을 가졌다. 그러고 나니 놀랍게도 삶은 한결 더 불안해졌다.
뭘 더 해야할지 몰랐다. 할 수 있는 노력에도 행복해지지 않았다. '삶의 의미'가 없었다. 내가 바라는 '가정'에 대한 가치관과 나의 파트너인 그가 바라는 가정의 틀이 우리에겐 서로 달랐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내게 없었다. 내게 '가정'은 단순히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넘어 존중하고, 존중받는 유대감을 쌓아야 했는데 우리에겐 모든 외적인 조건이 갖추어졌음에도 속빈 강정처럼 허했다.
내가 가진 장점으로 그를 도울 수 있는가, 그가 가진 장점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결이 맞는가.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인지, 해를 주는 존재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내 마음이 어떤지 살피고, 움켜쥔 나를 내려놓을 시간인 것 같다.
2022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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