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국제동아마라톤
드디어 12월부터 준비해왔던 그 날이 밝았습니다. 어쩌다 얼리버드에 덜컥 당첨이 된 후로 풀코스라는 꿈을 꾸고 준비하길 3개월, 지난 2월에 청주 무심천에서 처음 풀코스를 느껴보고 드디어 실전인 동아마라톤대회 날이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이 고요한 곳에서는 잠시 후 저를 포함 동마를 준비해온 수많은 러너들이 뛰게 되지요 ㅎ
많은 경찰분들과 구급차량이 동원되었고요, 이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려 35,00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명성 만큼이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에 모였고, 심장이 두근 거리기 시작합니다. 사실 그 전 주 해외출장의 여파와 컨디션 난조로 자신이 없기도 했어요. 그래서 큰 기대없이...지난번에 25킬로 지점 이후 걷뛰를 했으니.. 이번엔 훈련삼아 걷지만 말자 이번 대회는 경험으로 삼자.. 라는 마음으로 나갔거든요.
2023년 3월 19일 아침 8시.
광화문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기온은 차가울 지언정 사회자의 말처럼 그 곳의 온도는 42.195도 라고 표현할만큼요.
저는 이번 동마를 준비하면서 SRT라는 세종러닝팀을 만나게 되어 함께 훈련하고 있는데요, 이 곳에 정말 멋진분들이 많이 있어요. 써브-3 주자님들부터 저희 아부지와 동갑이시지만 풀코스를 20회 이상 뛰신 분도 계시고, 울트라마라톤 국대 분도 계세요 ㅎ 얼마나 밝고 기운찬 에너지가 넘치는지, 저도 이곳에서 함께 달리며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출발 전 단체 사진을 남겼어요. 팀에서 자원봉사로 오신 분들도, 10km 릴레이, 하프, 풀 모두의 목표는 달랐지만 우리는 모두 즐겁게 달린다는 공통저이 있는 사람들이지요. 총 80명 정도 모인 것 같아요.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아마 혼자 대회를 준비했더라면 분위기에 압도당하거나 위축되었을 것 같은데 이 곳 광화문에서 팀을 만나니 또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ㅎ
달리기 전에 기분좋게 단체 사진을 남겨봅니다 :)
이 중에서도 제가 훈련중인 C조 분들과 찍은 사진이에요 ㅎ
개인 사진도 남겨주셨네요 ㅎ
제가 존경하는 ㅎ 선배님들입니다. 제 옆에 분은 심지어 저보다.. 12살이 많으신데 동안도 동안이지만... 엄청난 주력을 가진 분입니다. 저도 저 분처럼 되고 싶어 항상 옆에 붙어서 배우고 있어요.
본격 대회 전에 숨을 트여주기 위해 다같이 몸을 풀고 짧게 달려주었습니다.
저는 정말 짧게 달리려 했는데 팀 분들이 한 3키로는 달리시는 것 같아.. 2킬로 즘 뛰고 살짝 빠졌어요. ㅎ 분명 풀코스에서 퍼질 제 컨디션이.. 걱정되어.. ㅎ
하낫 둘.... 몸을 풀어줍니다.
새벽에는 기온이 차서 버릴 옷이나 우비를 입고 뛰다가 열이 오르면 윗옷을 벗고 달리게 되는데요 ㅎ
저는 버릴 옷은 없어서 다이소에서 천원 우비로 ㅎ 대신하였습니다. 우비를 사서 살짤 잘라주니 걸거치지 않고 좋았어요.
하체는 추위를 많이 안느끼는데 상체는 추우면 금방 에너지가 소진되는 느낌이라...
손발이 찬 저에게 장갑은 필수였고요 ㅎ
다같이 평소처럼 둥글게 모여 훈련부장님을 따라 몸을 풀어봅니다.
숨통트이기도 함께 뛰고요 ㅎ
살짝 빠져서 ㅎ 봉사 차 오신 분들과 노닥노닥 ㅎ 하고...
42.195
그룹은 제가 기록이 없었어서 가장 마지막 G 그룹에서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8시부터 엘리트 선수들과 마스터즈 분들을 시작으로 A 그룹 부터 순서대로 B, C, D, E, F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속한 G 그룹의 출발은 8:25분 정도 였어요.
평소에는 선배들 틈에 껴서 선배들의 페이스 대로 뛰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어요. 선배들이 다 B그룹, C그룹 이셨거든요... 저는 외로이... G에서 혼자... 시작을 하게 됩니다.
두리번 두리번 아는 사람이 있을까 찾아봐도 없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 제 가까이 5cm 내외로 사방을 둘러싸니 걱정도 됩니다.. 잘 달릴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달리기가 시작되고 많은 분들이 엄청 빠른 속도로 뛰시더라고요..
저는 목표가 530 even페이스였는데, 저도 모르게 초반에 510 정도로 뛰게되면서 걱정이 들기 시작합니다. 현재 컨디션은 괜찮은데 이렇게 뛰다가 금방 퍼지면 망하는건데......
'그래도 주머니에 교통카드 하나 넣어놓길 잘했다... ㅎ 뛰다 망하면 택시타야지...'
한... 7킬로 즘 뛰었을까... 선배들께 익히 들었던... 고른 속도로 뛰는 적당한 사람을 골라 페메 처럼 따라붙어서 뛰어라... 하는 분이 나타납니다.
현대위아 조끼를 입은 분이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페이스도 비슷했고 앞에서 길을 많이 트여주셨어요.. 사람이 많아 길을 트이는데 체력소모가 클 거라고 들어온 터라.. 저도 걱정이 되었거든요. 사실 달리기 할 때 몸이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 한 번 치이면 옆으로 넘어지는 건 순간의 사고라... 그 분의 집중해서 혼자 뛰시는 모습에 저도 바짝 따라붙어 그 분 페이스 대로 한 20킬로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뛰고 뛰어... 드디어 잠실 종합운동장에 입성하게 됩니다.
한강을 건너는데.. 한강은 왜이리 넓고 긴건가요.... 마지막 잠실운동장 들어왔을 때 ㅋ 팀의 한 분이 저를 발견하시고 제 이름을 외쳐주시며 응원해주셨어요.
사실 이 때는 누가 불러주는지, 제가 손을 들었는지 기억조차 없었는데 ㅎ 지나고 보니 너무 감사하네요. 이렇게 뛰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
풀코스의 마지막 코스 잠실 운동장 러닝 모습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완.주.
골인지점에서 러닝팀의 두 분이 저를 맞아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했던지... SRT 화이팅! ㅋ
달리기 시작할 때 서로 응원하면서 우고문님이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어요.
"우리 지금 기분 좋지? 이 기분으로 마지막까지 들어오는거야!!"
러닝팀의 미소천사 우고문님은 ㅎ 정말 에너지를 주는 분입니다. 저 그 덕에 마지막에 그래도 이렇게 웃으며 사진을 남긴 것 같아요.
다 달리고 옷을 갈아입고 짐을 찾아서 확인해 보니 문자가 와있습니다.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였어요. 제 기록은 3시간 53분 44초. 개인 기록 갱신과 함께 Sub-4 를 달성했어요.
누군가에겐 정말 쉬운 Sub-4일지도 모르지만 이제 달리기를 시작한지 2년차인 저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Sub-4 였거든요.
기록을 보니 뿌듯뿌듯... 합니다.
얼리버드 특혜 중에 하나인 기록과 이름을 메달에 새겨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요. ㅎ
이렇게 제 이름이 각인된 메달은 더 특별한 감정이 드네요.
아, 그리고!!!
피니쉬라인에서.... 저의 달리기 스승님인 김영복 코치님을 만나게 됩니다.
작년 초,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달리기를 더 잘 하고 싶어 창원에 러닝스쿨에 가서 달리기를 배우고 왔었는데요, 정말 저는 이분 아니었으면 얼마나 다치면서 달렸을까 싶을 정도에요.
지금까지 하프, 풀까지 준비하면서 큰 부상없이 즐겁게 달리고 있었거든요. 기록도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요.
이 분이 왜이리 반가웠는지 그 정신없고 사람 많은 와중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썼어도 ㅎ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우와 코치님!!!!!"
"누....누구..?"
당연해요. 이 분을 찾아오는 수 많은 달림이들 중에 저를 기억하시긴 어려우셨을 거에요. ㅎ
"저 그... 그 때 코치님께 러닝 배운 사람이에요 ㅎ"
"어머, 풀 뛰신거에요? 너무 잘하셨어요!"
짧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어봅니다. 제 핸드폰과 모든 짐은 맡겨져 있는 상태였어서 코치님 촬영팀에서 촬영을 도와주셨습니다.
김영복코치님은 현재 베가베리러닝팀이라고 팀을 이끌고 계신데요. 멋진 분입니다. 유튭에서도 많은 교육을 받아보실 수 있어요. 정말 달리기는 배우고 달려야 오래오래 다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vegavery_running_coach
운좋게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저도 찍혔네요 :) 아... 그리고 제가 열심히 따라 갔던 현대위아 조끼 입으신 분 ㅎㅎ 감사합니다 :)
코치님 화잇팅!!
그리고 코치님이 알파플라이는 꼭 주법 배우고 뛰라고 하셨는데, 맘이 앞서서 저 알파플라이 신고 뛰었는데요, 다시 한 번 주법과 교정 받으러 곧 다녀올 예정이에요!
이렇게 올해 대망의 목표 중에 하나였던 동아마라톤은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했던 훈련양과 리듬과 컨디션에도
맑은 날씨와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에너지로 이룰 수 있는 기록이었습니다.
한 번 풀코스를 뛰고 나니.. 묘하게.. 중독성이 있네요 ㅎㅎ
당분간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과 러닝하며 다음 마라톤 대회도 생각해보아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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